CoC 팬메이드 시나리오 <코끼리 무덤>의 플레이로그입니다. 약 30분 플레이
정확히 말하자면 지구의 생명체들이 절멸했지요.
모든 생명체는 돌연 각자의 타이밍에 각자의 방식으로 고통을 호소하더니, 수 초 내로 그 몸이 녹아내렸습니다.
그렇게, 불과 며칠에 걸쳐, 지구의 모든 생명체가 죽임을 당했습니다.
재난은 우리에게 징조도 대처할 틈도 주지 않았습니다.
▶:탐사자의 이성치는 1d8을 굴려 그만큼 차감된 채로 시작합니다. 1d8을 굴려주세요.
그렇게 허무하게 멸망한 세계에서, 리애플 디어는 유일한 생존자였습니다.
왜 나만이 살아남았는지, 세상을 이렇게 만든 것은 무엇인지,
어딘가에는 나 외의 살아남은 생명체가 있진 않을지…….
대답을 알 수 없는 질문을 되뇌이며 당신은 홀로 이 1년을 버텨왔습니다.
리애플 디어:(나,, 내 친구도 없는거지? 사실 그 시점에서 별로 살고 싶단 생각은 안 했을 것 같지만 스스로 죽는 건 그 애가 바라지 않을 거라는 생각에......어떻게 1년은 버텼다는 느낌)
녹다 만 시체가 가득한 거리. 열매 맺지 않는 땅과 길짐승 하나 나다니지 않는 텅 빈 세상.
거처를 옮겨가며 통조림 따위를 주워다 연명하는 생활에, 오늘도 달라진 바는 없어요.
말마따나 오늘도, 그저 그런 평범한 날이었습니다.
일과를 모두 마친 밤중, 누군가가 집 문을 두드리기 전까지는요.
1년 만에 들어보는 사람의 목소리는, 오드리의 것과 똑 닮아있었습니다.
리애플 디어:??? (??) (어? 놀라서 들고 있던... 책을 떨어트리고) ...
(그 뭐냐 문에 창문? 같은 거 달려있을까요 바깥을 볼 수 있는...)
▶:밖은 어둡고 안은 밝은 탓에, 얼비쳐서 외부의 풍경은 보이지 않습니다.
<이성> 판정을 해주세요.
리애플 디어:SAN Roll기준치: | 48/24/9 |
굴림: | 3 |
판정결과: | 극단적 성공 |
곧 이어 <지능> 판정을 해주세요.
리애플 디어:지능기준치: | 40/20/8 |
굴림: | 99 |
판정결과: | 대실패 |
?
실패,
오드리는 작년의 그 재난 속에 분명히 죽었는걸요.
잠깐, 그러고 보니 왜 이런 확신을 가지고 있었죠?
모두가 죽었으니 그도 죽었으리라 멋대로 단정 짓고 있었다면?
리애플 디어:(본 적... 없겠지 아마. 가까운 주변인 정도나 확인해봤을뿐이었을 것이다.) ...설마..
(문 너머의 사람은 더 말하진 않나요? 귀 대고 기다려봄)
오드리 캠벨:제발, 저 좀 도와주세요... ...
리애플 디어:(고민... 그래도 아는 사람의 목소리고, 1년만에 살아있는 사람을 만날지도 모르는데 무시하긴 좀 그렇고...) (일단 저 그 집에 고이 모셔둔 펜싱용 레이피어 들고 나와서 말 걸어봐요.)
누구세요?
(문 너머로 말 걸었음)
오드리 캠벨:안에 누가 있는거죠? ... 도와주세요, 정신을 차려보니 밖에는 저 혼자만 있었어요.
아무것도 기억나지 않아요.
제 힘으로는 문을 열 수 없어요. 문을 좀 열어주세요.
리애플 디어:(뭐야 수상쩍어.) 본인이 누군지도 기억 안 나나요?
오드리 캠벨:... 네. 죄송해요, 그것까지는 저도 잘...
하지만, 하지만. 도와주셨으면 해요. 밖이 어떤지는 당신이 잘 알잖아요.
리애플 디어: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 하...
(차라리 아예 모르는 사람이었으면 꺼지라고 했을텐데...하는 생각 중)
뭐, 아무도 없을 뿐이지 돌아다니기엔 별 문제 없던데요. ... ... 아 정말.
딱 5분만 있다가 다시 나가요 그러면.
(대답 기다림)
오드리 캠벨:... ... 네, 알겠어요. 그럼 문 좀 열어주세요.
리애플 디어:(진짜 5분 지나면 쫓아낼 생각으로 열어준다.)
어느 쪽이든 별 상관없습니다. 이미 늦었으니까요.
문이 열리고 머리 없는 시체가 당신의 품으로 왈칵, 쏟아집니다.
품에 안긴 오드리에게서는, 지금의 그가 가질 리 없는 체온이 느껴졌습니다.
한 번도 느껴본 적 없는 종류의 것입니다. 꺼져가는 의식 속, 당신은 비명도 지르지 못하며, 다만 생각합니다.
아니, 오히려 최후의 생존자였기에 기꺼이 속을 수 있었던 거짓말이었을까요.
겨우 배를 채운 색채는 다른 먹잇감을 찾아 길을 나섭니다.
세상은 망한지 오래고, 이야기의 주인공은 죽어버렸으니까요.